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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솔직히 이야기 할께요. 페북을 하던 중 CES 2018에서 BEST OF INNOVATION을 수상했다는 광고를 보고 별 생각 없이 "그냥 한 번 써볼까?"하는 생각으로 구매했는데, 이게 물건입니다. 지난 4월 21일에 직구했던 nuraphone 이야기 입니다. 



nuraphone Tech Specs

 크기 

 190x170x88mm 

 무게 

 329g

 유닛크기

 40mm

 연결방식 

 Bluetooth aptX HD[각주:1], Lightning, USB-C, Micro-USB, Analog(3.5mm)

 배터리 

 리튬이온, 최대 20시간

 노이즈캔슬링 지원 

 X (이중 밀폐구조)

 소재 

 스테인레스, 알루미늄, 저자극성 실리콘패드

 통화 

 통화용 마이크


사이트에 들어가 nuraphone를 구매하려고 보니 케이블이 별매랍니다. "아니 뭐 이딴... 그럼 어떻게 음악을 들으란 소리지?" 하는 생각을 하며, Lightning cable과 Analog cable을 같이 담고 보니 총 결제금액은 $459 쯤. 배송까지 3~4주 가량 소요된다기에 잠시 잊고 있어야 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주문일로부터 5일만에 도착해버렸습니다. 마치 대왕조개를 연상케하는 종이 케이스와 그 안의 하드케이스에 덩그런히 담긴 헤드폰 하나와 USB-A 타입의 충전 케이블, 그리고 별도로 구매한 두 개의 케이블. 물론 메뉴얼 같은 건 없습니다...


불문곡직(不問曲直), 일단 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에 헤드폰과 별도로 구매한 Lightning cable을 연결, 아이폰에 연결한 후 음악을 틀었는데 왜 인지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케이블 연결이 잘못됐나 하는 생각에 이리저리 둘러보던 중 전원장치[각주:2] 같은 게 없음에도 성숙한 여성의 목소리로 이용가이드를 두 번에 걸쳐 반복하더군요.


메시지를 가만히 들어보니 Welcome to... Connect.. 뭐라뭐라 하며 Bluetooth 어쩌구 합니다. 그 소리를 듣고나서야 이 헤드폰이 블루투스 모델 임을(!) 알게 되었고, nuraphone 사이트에 들어가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nura라는 전용 앱을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사운드를 찾는 일종의 스마트 헤드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앱을 다운받고 앱에서 안내하는 가이드를 들어보니 최초로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디바이스와 nuraphone 간에 블루투스 연결이 되어야 이후 케이블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술집약형 헤드폰 ① - 개인 별로 최적화된 음역대 분석


안내하는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하며 블루투스 연결을 마치고 나니, 이어서 사용자의 특성에 맞는 음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신기합니다. 보통 그래프를 조정해서 저, 중, 고역대를 설정하거나 사전에 설정된 프리셋을 고르는 방식이 우리가 알고 있는 방식인데요. nuraphone는 약 60초간 각 음역대의 주파수를 쏘고 고막(청력)을 통해 반사되어 돌아오는 주파수의 손실정도를 따져 개인에게 최적화된 음역대로 설정이 되는 방식입니다. 마치 잠수함에서 소나를 쏘고 되돌아오는 음파로 전방의 형체를 파악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체크를 한다니 정말 BEST OF INNOVATION을 수상할만한 기술적 완성도를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인지하는 주파수의 범위가 각각 다르죠.


이 모든 과정은 nura 앱에 내장된 학습엔진을 통해 이루어지며, 최대 3개까지 프로파일[각주:3]을 세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분석된 음역대는 nura에서 운영하는 전용서버에 저장, 스마트폰과 연결될 때마다 불러오게 됩니다. 


제가 아는 한 현재까지 출시된 헤드폰 중 이러한 방식으로 개인 별 최적화된 사운드를 제공하는 헤드폰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스마트 헤드폰으로 호평받는 Parrot의 Zik 헤드폰이 사용자의 세팅에 따라 여러 장르의 음악과 공간감 등을 조정[각주:4]해 줄 수 있는데, 사용자 분석에 기반해 음역대 세팅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


얘네들이 다 호평을 했다는군요.


단, 이런 개인화된 프리셋은 전용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되었을 때만 동작하며 케이블로 연결했을 경우엔 사용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각주:5] 더불어 다른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처럼 음색을 임의대로 조정할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프로파일을 세 개나 지원하는지는 잘... 무슨 공유헤드폰이냐...



기술집약형 헤드폰 ② - inova™ architecture


헤드폰의 외형은 전체적으로 무광의 블랙 톤을 띄고 있고, 외관은 금속 재질에 귀와 머리가 닿는 부위는 실리콘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음질 뿐만 아니라 헤드폰의 디자인도 중요한 척도라고 볼 때, 다소 투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는 호불호가 있을 것 같고요. 보통 양이나 소가죽 재질에 스폰지 류의 폭신한 소재를 채워넣는 유닛만 사용해오던 저로썬 부들부들한 실리콘 재질의 이어컵은 좀 생소했습니다. 주관적인 착용감은 첫 착용 시 약간의 이질감만 뺀다면 가죽재질의 유닛에 비해 더 나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실리콘 재질이다보니 기름기로 인해 다소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닦으면 지워지긴 하죠.)


유닛 안쪽을 살펴보니 그간 사용해왔던 수 많은 헤드폰에서는 볼 수 없던 독특한 이중 구조가 눈에 띕니다. 분명 헤드폰인데 인이어 이어폰(밀폐형)처럼 귀에 밀어넣는 실리콘 팁이 가운데 존재하고 그 외곽으로 중저음 음역대가 뿜뿜 뿜어져 나올 것 같은 6개의 길죽한 홈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마치 고요 속의 외침 게임을 할 때 쓰는 헤드폰 느낌이 나는 이유는 왜일까요?ㅋㅋㅋ

여튼, 구조적으로 볼 때 이어폰 부분은 고음역을, 외곽의 홈에서는 중저음역대를 커버할 것으로 예상했었고, 이렇게 분리된 구조에서 나오는 사운드,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올 지 의문을 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들려오는 사운드는 "너 따위가 감히 날 의심해?!" 이런 느낌. 서로의 음역대를 침범하지 않는 선명함에도 따로 놀지 않는 밸런스 그리고, 공간감과 해상도가 덤으로 따라들어오는 느낌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요?


nuraphone의 음 특성?

이 헤드폰은 사용자의 고막과 달팽이관의 특성을 분석, 고,중,저역대의 밸런스를 자동으로 세팅해주기 때문에 제가 nuraphone을 통해 듣는 소리가 다른 사용자와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헤드폰의 평가처럼 고역대를 시원하게 뽑아준다거나, 저역대의 울림이 좋다거나 하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제조사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특징을 inova™ architecture로 정의하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니, 사운드의 선명도와 거리감 조절을 통한 집중도 있는 음악, 이중 차음으로 인한 완벽한 외부 노이즈 차단, 편안한 착용감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설계라고 하는군요. 이 중에서 사운드의 선명함이 제가 느꼈던 그 느낌이 아닐까 싶은데, 이 선명함이라는 표현이 절대로 쨍하고 피곤한 그런 느낌은 아니며, 귀에 쏙쏙 꽂히는 그런 느낌 입니다. 여기에 착용감과 이중 차음성이 유지되며 음악감상에 집중할 수 있는 마력을 지닌 녀석입니다. 



기술집약형 헤드폰 ③ - Patented active cooling


nuraphone의 듣도보도 못한 독특한 마력에 2시간쯤 빠져있었을까요? 뭔가 이상합니다. 보통 이쯤되면 귓바퀴로 습기가 차오르기 시작하는데 nuraphone을 2시간 가량 착용했음에도 땀이 차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더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온이어 형태의 헤드폰은 이어컵의 재질의 종류와 무관하게 장시간 착용 시 밀폐환경으로 인한 땀이 차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nuraphone은 Patented active cooling 기술을 적용, 헤드폰 유저 최대의 적인 습기를 효과적으로 케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직접 테스트를 통해서도 확인했는데, B&W의 PX[각주:6]와 nuraphone를 같은 날 1시간씩 교대로 착용해 본 결과, 귀에서 흐르는 땀의 양이나 쾌적함에서 nuraphone의 완승 이었습니다. nuraphone에 적용된 Patented active cooling 기술은 단방향 밸브를 스피커가 진동할 때 상단의 홈으로 더운 공기를 밀어내고 하단의 홈으로 외부 공기를 흡입함으로써 이어컵 내 열기를 최소화시켜 줍니다. 


5도가 낮아지는 게 어디야.


음악소리로 헤드폰 내부의 공기를 환기시킨다는 발상. 흡사 페트병을 활용한 자연 에어컨인 에코쿨러(Eco Cooler)를 연상하는 단열팽창 기술에 헤드폰 진동의 결합은 생소함을 넘어 감탄에 이를만 합니다. 보통 인생의 반려자(?)로 헤드폰을 선택한 사용자라도 요즘같이 더워지는 계절엔 이어폰 생각을 하게 되는데 nuraphone이라면 땀을 뻘뻘 흘리는 한 여름에도 나만의 오케스트라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이 이외에도 IMMERSION MODE 조절을 통해 바로 옆에서 음악을 듣는 느낌을 갖거나 조금 거리감을 줄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nuraphone 오른쪽 이어컵 부분의 돔을 터치하면 기능이 활성화되는데, 앱을 통해서 더 정밀하게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기능을 중저음과 고역대의 위치 조절을 통해 구현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IMMERSION MODE를 최대로 할 경우 둥둥거리는 저음이 썩 만족스럽진 않고요. 중간 정도가 딱 적당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약 이주일 여 간의 nuraphone 사용기를 정리해봤는데, 완벽하게만 보이는 기기라도 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보통의 블루투스 헤드폰은 필연적으로 충전을 해야하고 완충여부가 외관에서 확인이 되지만 nuraphone은 충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LED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라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보진 않지만 제 경우엔 다소 불편한 요소였습니다.


케이블이 스르륵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초창기 출시된 코드리스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발생하던 외부 전자파에 의한 간섭현상이 nuraphone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빈번한 경우는 아니지만 차량용 신호등이 많은 교차로나 대형 스피커를 지날 때 음 끊김현상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는 그런 간섭현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착용 후 실리콘 이어컵의 번들거림은 깔끔함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nuraphone 구매를 주저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겠네요.


더불어, 유선 케이블을 사용하시는 경우 이어컵 측 연결단자가 헐거운 탓인지 스르륵 빠지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강하게 잡아당기거나 하는 경우가 아닌데도 말이죠. 케이블과 연결단자 사이가 그리 헐겁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마치 미끄러지듯 빠지는 걸 보면 설계과정에 약간의 미스가 있지 않나 싶고요, 아마 제가 뽑기를 잘못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몇몇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지금까지 사용해 본 수 많은 블루투스 헤드폰 중 음질 측면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만큼 완성도가 높습니다. 또한 특수한 이중 설계를 통한 동급 기기가 가진 공간감과 해상도를 상회하는 수준의 높은 만족감, 밸런스드 아마추어(BA)가 한 10개씩 달린 고가의 이어폰을 연상케하는 음 분리력과 피로하지 않은 수준의 선명도는 nuraphone를 꼭 사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될 겁니다. 


참고로 전 모든 디바이스를 일체의 지원 없이 직접 구매하고 평가하기 때문에 좋고 싫음에 자유롭고요, 왠간해선 좋은 평가 내리는 편이 아닌데... 이건 정말 좋네요... 흠...


[예고] 

다음 번은 국내 브랜드 On Face에서 출시한 코드리스 블루우스 이어폰 V3 리뷰를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야메군. Web와 Mobile, Digital 카테고리 SME(Subject Matter Expert). 웹기획 18년차로 네이버 웹기획자 커뮤니티 "웹(WWW)를 만드는 사람들"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딴지일보를 시작으로 아이러브스쿨, 짱공유닷컴, YES24 등의 회사를 거쳐, 민간 IT기반 원천기술 연구소 "Valhalla Lab"에서 Pattern recognition과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의 상업적 이용방법에 대해 연구. 현재 하나투어에서 데이터 기반 서비스 설계 중. 2016년 7월 7일, 웹/모바일 기획자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위한 Guide Book "처음부터 다시배우는 웹기획(정재용, 최준호, 조영수 공저)" 출간.



  1. aptX 코덱을 사용하는 제품의 스펙 상 아이폰 보다는 안드로이드 기기와의 궁합이 더 잘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문으로]
  2. nuraphone은 별도의 전원 on/off 스위치가 없으며, 착용 시 자동으로 착용자를 인식해 전원이 켜집니다.Parrot ZIK 헤드폰도 동일한 기능을 지원하죠. [본문으로]
  3. 여기서 3개의 프로파일은 사용자 본인의 취향에 맞는 세팅 값을 의미하는 게 아니며, 각각 다른 세 명의 사용자가 하나의 헤드폰을 사용할 때, 각기 다른 프로파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론 좀 불필요한 기능이 아닐까 싶네요. [본문으로]
  4. B&O E8, Sony WF-1000X 등 최근 출시되는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들이 이러한 기능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5.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 댓글을 달아놓은 상태이고요, 문의해놓은 상태이니 피드백오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본문으로]
  6. PX는 송아지 또는 양 가죽재질의 이어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AB 신고">2018.05.10 06:57 신고

    혹시 셋업된 헤드폰의 소리가 들어보신 헤드폰중 어떤 제품에 가까웠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개인 셋업되지 않은 디폴트상태에서의 소리도 궁금하네요

  2. 2018.05.19 16:39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yamestyle.com BlogIcon 친절한 야메군 신고">2018.05.19 17:01 신고

      말씀하신 내용 확인 후 방금 테스트 해 봤는데요, 라이트닝 케이블을 연결하면 앱에서 프로파일을 호출할 수가 없습니다. 프로파일은 블루투스로 연결할 때만 프로파일 설정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단, 헤드폰에 최종 설정된 프로파일이 메모리되어 있다는 전제라면 말씀하신대로 설정된 프로파일로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아날로그 케이블로는 연결해보지 않았는데, 집에 가서 한 번 테스트 해봐야겠네요..^^

      [2018.05.19 21:56 Update]
      제 스맛폰이 아이폰X라 아날로그 케이블 테스트가 안된다는 생각에 Fiio Q5에 물려 들으려는 찰라.. "이러면 나가리인데.." 싶어 아이폰용 라이트닝-아날로그 젠더로 물려보니 역시 스마트폰 내 Nura app의 프로파일 설정으로는 접근이 안되는 걸 확인했습니다. 앞서 블루투스로 듣다가 라이트닝 케이블로 연결해서 들었을 때 "앞서 설정해놓은 프로파일이 적용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은 있었고요, 저 역시도 그 점이 궁금해서 문의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피드백 오면 다시 업데이트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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